'SSD가 HDD를 대체할 것인가'
2013년 상반기 저장기기 시장의 이슈는 단연 SSD의 성장을 들 수 있다. 일각에서는 SSD가 HDD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감까지 내놨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HDD 시장은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다수의 시장 참여자를 끌어들이며 폭발적 성장이 기대됐던 SSD시장이 돌연 잠잠해졌다.
HDD '전년 상반기보다 판매량 증가' 가격 안정화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의 상반기 HDD 및 SSD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여전히 HDD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 상반기 HDD와 SSD 판매량을 살펴보면 두 제품간 증가, 감소 경향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1, 2월에 SSD가 HDD 판매량을 따라잡는 듯 했지만 3월들어 오히려 격차가 심하게 벌어졌다. 상반기 두 제품군별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HDD 판매량이 SSD 판매량보다 4배 이상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다나와 리서치에서 조사한 2013년 상반기 HDD와 SSD 판매량. 파란색 막대가 HDD.
다나와 리서치의 2012년과 2013년 상반기 HDD(데스크톱PC용) 판매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HDD 판매량은 2013년이 오히려 더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 2013년 상반기 판매량의 총합이 2012년 상반기보다 30% 정도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 상반기 인텔의 새로운 프로세서 하스웰 출시가 6월이었고, 4월말 이후 급격히 PC부품 시장이 둔화된 양상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HDD 시장은 오히려 이러한 분위기에 비교적 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판매금액 측면에선 HDD 시장은 시장 참여자가 많지 않은 가운데 제품 가격이 안정화되며 주요 업체들이 오히려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용량별로 살펴보면 올 상반기에도 여전히 500GB제품이 전체의 36% 정도를 차지,주력제품으로 자리잡았다. 다음으로는 1TB와 2TB가 각각 29%와 22%의 판매 점유율을 보였다.
외장 HDD의 경우 사이즈별로는 2.5인치 제품군이 전체의 70% 이상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외장 HDD는 용량별 판매 점유율은 전체의 40%가 1TB 용량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나와 리서치의 PC용 HDD, 2012년과 2013년 판매량.
반면 SSD 시장은 주요 업체만 꼽아도 대략 10여개가 넘는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SSD분야는 단연 삼성전자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현재 가장 경쟁력을 가진 제품은 TLC 메모리를 탑재한 삼성 840시리즈다. 낸드 플래시의 저장방식은 SLC(Single Level Cell), MLC(multi Level Cell) TLC (Triple Level Cell)가 있는데, 현재 대부분 MLC를 채택하고 있다.
TLC는 MLC보다 저렴한 가격에 높은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지만 수명과 성능의 하락이 단점으로 꼽힌다. TLC를 탑재한 SSD는 MLC를 탑재한 제품보다 저렴하다. 삼성 제품만 놓고 볼때 삼성의 TLC와 MLC 타입별 판매량도 단연 TLC를 채택한 SSD 판매량이 1.5배 이상 많다.
<자료:다나와 리서치>
2위 업체 자리를 놓고 국내외 유수 글로벌 업체의 한판 경쟁이 예고되는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SSD시장이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는 플렉스터다. 한동안 인텔의 선전이 기대됐으나 현재는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올들어 도시바,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생산업체들이 SSD를 내놨지만 이제 막 승부수를 던진만큼 아직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AS망 확충, 한국어 홈페이지 오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 컴포인트가 국내 공급하는 플렉스터가 현재로선 2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플렉스터의 경우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 플렉스터 병행수입 제품도 국내 공급되고 있는 상황. 병행수입 제품은 정상적인 제품이지만 플렉스터 본사에서 AS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병행수입 업체가 보증하는 AS에 의존해야 한다는 위험부담이 있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병행수입과 관련해 플렉스터 본사 측에서도 한국의 공식 공급업체는 컴포인트 뿐이며, 병행수입 제품과 관련해 법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근절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다나와 리서치의 판매량을 조사해보면 아직까지 플렉스터 병행 수입 제품의 판매량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공식 수입사라는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구입했으니 반품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행수입 문제는 삼성전자 제품도 예외일 수 없다. 다나와의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의 국내 공식 대리점과 병행수입으로 국내 공급되는 비율은 120GB SSD의 경우 5대1 정도로 확인됐다.
SSD시장 2위 경쟁 치열
삼성 다음으로 2위 자리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로 우선 관심을 끌었던 것은 도시바다. 도시바는 메모리 생산업체인데다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어 신규 아이템을 찾는 유통사들에게도 주목받았다. 다수 업체들이 도시바 SSD를 유통하고 싶어했을 정도다. 기대했던 만큼 도시바는 올 2분기, 경쟁력있는 가격에 출시됐다. MLC 메모리를 채택했음에도 시장선두인 삼성의 TLC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과 견줄만한 가격에 주력 제품군을 내놨다.
역시 메모리 생산업체인 마이크론도 소비자용 크루셜 브랜드로 최대 960GB 용량 제품을 선보이며 업계 관심을 끌었다. 특히 960GB 제품은 70만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고용량을 필요로 하는 유저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했다. SSD 주력 용량대인 120GB가 10만원 초중반대에 형성된 점을 들어 기가당 1만원 시대인 상황을 고려하면 960GB용량의 마이크론 제품이 70만원대에 공급된다는 것은 시장에 충격을 던져줬다. 다만 공급이 넉넉치 않아, 최근 2개월간 일부 기업용 납품 외에 일반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할 수 없어 공급업체도 애가 타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의 출격은 2위군 진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제다. LG전자의 SSD 제품은 상반기를 마감하는 즈음에 출시됐기 때문에 판매량은 아직 내세울만한 수준은 아니다. LG의 인지도가 하반기 SSD 시장 수요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씨게이트도 3분기에 SSD를 내놓는다. 이미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는 해당 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출시가 곧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HDD 시장의 선두업체인만큼 씨게이트의 움직임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외에도 플래시 메모리 전문업체 샌디스크도 최근 기능이 개선된 마하익스트림II를 내놓는 등 소비자 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이 안정적인 공급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는 HDD 시장과 달리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SSD 시장, 이들이 만들어나갈 한판 승부가 하반기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낼 지 기대된다.
이윤정 기자 ityoon@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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