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에 짙게 드리운 먹구름이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때 시장을 주도했던 주요 PC 제조사들이 앞다퉈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소니의 PC 사업 매각은 침체일로의 PC 시장에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데스크톱으로 대변되는 PC 시장은 이미 양적, 질적 성장이 모두 한계에 달하면서 수년째 하향세를 맞고 있다. 어느새 데스크톱의 출하량을 뛰어넘은 노트북이 PC 시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으나, 이마저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공세에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PC 출하량은 3억1590만 대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덩달아 업계 판도도 급변했다. 줄곧 시장을 지배해오던 HP가 지난해 중국 레노버에 1위 자리를 내줬고, 대기업보다 중저가 PC 제조사들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레노버의 경우 전반적인 시장의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분기 연속으로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PC 외에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기여도를 무시할 수 없다. 레노버는 지난해 4분기 총 3260만 대의 기기를 판매했는데, 이 중 PC는 1530만 대에 불과하고 나머지 1730만 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였다. 전체 수익 중 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성장 중이다.
중저가 PC 제조사들도 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실제 사정은 좋지 못하다. 이윤이 낮은 저렴한 제품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판매량을 늘려야 하는데, PC 시장 규모가 축소되면서 판매량이 더 이상 늘어날 수 없는 구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에이서만 해도 순익 감소로 인해 지난해 말 CEO 교체와 더불어 약 7% 인력 감축을 단행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정말 PC 시장에 탈출구는 없는 것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PC 제조사들이 지나치게 소비자 시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기업용 시장으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소니가 PC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 과정을 되짚어보면, 소비자들의 관심이 PC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시점에서부터 사업이 삐걱거리는 조짐을 보여왔다.
최근 소비자 시장의 지표로 손꼽히는 블랙 프라이데이 당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이 태블릿이었다는 점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잘 반영하고 있다. 기업 시장에서도 스마트 워크를 표방하며 태블릿 도입에 속도를 내고는 있으나, 여전히 생산성을 위한 도구로는 PC가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레노버에 1위 자리를 내줬으나 HP의 경우 여전히 기업 시장에서 다수의 PC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델 역시 비상장회사로 돌아서는 등 지난한 과정을 거치면서도 기업 시장 공략을 위한 체질 개선에 주력해왔고, 성과를 조금씩 거두고 있다. 레노버의 경우 IBM의 x86 서버 사업부 인수로 공략 가능한 기업 시장의 폭을 넓힌 바 있다.
PC 제조사들은 전통적인 데스크톱과 노트북 PC의 형태에서 벗어나 초소형 PC 및 태블릿과 하이브리드 형태의 투인원(2 in 1)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기존 완제품 방식보다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조립형 노트북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경우도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PC업체 관계자는 “PC 시장이 침체돼 있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일정 수준을 유지해가는 가운데 이러한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파이가 더 이상 늘지 않고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겠지만, 틈새시장 공략을 비롯해 지속적인 업계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
'[Scrap]'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팀머신'이 도대체 뭐야? (0) | 2014.02.16 |
---|---|
울트라 PC의 정점에 서다, LG전자 ‘그램’ (0) | 2014.02.16 |
스프린트, 게임빌 포함 16곳 타이젠 파트너로 합류 (0) | 2014.02.16 |
안드로이드OS, 전체 스마트폰 80% 차지 (0) | 2014.02.16 |
64비트 윈도 8.1 운영체제 태블릿 몰려온다 (0) | 2014.02.16 |
데니스 우드사이드, 모토로라에서 드롭박스 COO로 이적 (0) | 2014.02.16 |
[눈이 번쩍 한방! 해외토픽] 아이폰6 사진, 진짜일까 가짜일까? (0) | 2014.02.16 |
리그 오브 레전드, 전 세계 최고 동접자 750만 명 기록 (0) | 2014.01.30 |
작은 PC가 맵다! 기가바이트 ‘초소형 고성능 게이밍PC’ 발표 (0) | 2014.01.30 |
SKT '맑음' KT '먹구름' LGU+ '쾌청', 이통 3사 명암 갈려 (0) | 2014.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