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코앞이다.
새해와 설이 지났지만, 학년이 올라가고 상위 학교로 진학하며 겨울이 지나고 날이 풀리는 3월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분위기다. 딴지일보식으로 말하자면 발기찬 시기랄까?
이렇게 발기찬 시기가 오면 자연히 주변의 오래된 것들은 정리하고 새로운 것으로 꾸미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마련인데, 이번 기사에서는 중요한 때를 보내는 풋풋한 새내기 대학생들을 위해, 조립 PC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해 보겠다.
■ 산뜻한 PC, 인텔 스카이레이크 너로 정했다 |
새출발을 함께할 PC를 구매하기로 했다면 우선 현재 출시 중인 제품 중 어떤 것을 고를지 신중하게 따져보아야하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가장 최근 출시된 인텔 스카이레이크 기반의 PC를 만들어 보겠다.
출시 초기에야 환율 영향도 있어서 비싼 가격으로 욕을 먹었고, 지금도 어느정도는 하스웰 시리즈보다 CPU와 메인보드 가격이 높은게 사실이지만, 지금이야 초기 거품이 빠져서 출시 초기에 비해 '차라리' 하스웰 시리즈를 선택할 정도로 비싼 가격은 아니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하스웰 시리즈로 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지만, 풋풋한 느낌의 대학생이 되면서 새롭게 장만하는 PC인데, 이왕이면 출시된지 2년 가까이된 '구형' 플랫폼인 하스웰보다 파릇파릇한 스카이레이크가 낫지 않겠는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스카이레이크는 이제 주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DDR4 메모리를 지원하는 반면, 하스웰과 브로드웰은 저물고 있는 DDR3 메모리를 지원하기 때문에, 미래의 업그레이드까지 고려한다면 스카이레이크가 유리하다.
■ 게임과 전공 프로그램 고려, 최소 코어 i5급 이상 |
산뜻한 PC라면 최신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어야하는데, 이러한 PC의 성능은 CPU에 의존하는 바가 크므로, 다른 부품보다 CPU의 선택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대학생이라면 전공에 따라 포토샵이나 페인터, 프리미어, 일러스트레이터, 마야, 3DS MAX, 오토캐드, C++, JAVA등의 전문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동기들과의 친목 도모를 위한 온라인 게임 한 두 개는 기본에 최신 트랜드를 따라기기 위해 디비전이라거나 히트맨 등의 최신 게임도 한 번쯤은 돌려봐야 하지 않겠는가?
의외로 전문 프로그램의 권장 사양은 높지 않은데, 3DS MAX나 마야 2016의 경우 64bit 멀티 코어 CPU와 8GB 메모리, 프리미어는 인텔 코어2 듀오 CPU와 8GB 메모리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들 권장 사양은 말 그대로 프로그램 구동을 위한 권장 사양일 뿐. 동영상에 효과를 주고 3D 객체가 복잡해지면 사용자의 인내심 시험이 시작된다.
윈도우10 권장 사양이 1GHz 이상의 CPU와 2GB 메모리라지만, 이런 PC는 윈도우 10을 돌리기엔 충분할지 몰라도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실행 시키기 위해서는 훨씬 고성능 PC가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들 전문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CPU 선택이 어렵다면, 조금은 아이러니하지만 이들을 이용해 만들어진 최신 게임의 권장 사양을 참고해보자.
히트맨이나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 같은 최신 게임은 코어 i7 급의 CPU와 8GB 메모리, 지포스 GTX 970급 그래픽 카드를 권장 사양으로 요구한다. 최신 게임에서 코어 i7급 CPU를 요구하기는 해도, 아직까지 단일 그래픽 카드 시스템에서는 코어 i5급으로도 충분히 성능을 뽑아내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 코어 i5급 CPU를 선택하는 것이 원활한 PC 생활에 유리하다.
기사 작성 시점인 2월 말을 기준으로 데스크탑용 스카이레이크 코어 i5는 국내에 총 4종이 출시되었으며, 가격은 20만원 초반부터 중반대에 배포되어 있으므로, 자신의 예산 상황과 자신이 필요로하는 성능에 맞춰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자.
물론 코어 i7 CPU가 확실히 성능은 좋으니 여유만 된다면 코어 i7 모델이 최선의 선택이겠지만, 코어 i5급과 비교해 최대 20만원 가까이 비싼 비용은 가성비를 따져봐야하는 대학 신입생에게 만만찮은 부담이므로, 코어 i7 CPU 선택은 신중하게 결정하자.
■ 메모리는 최소 8GB, 그래픽 카드는 GTX 960 정도를 써줘야... |
앞서 이야기했지만 게임을 즐기지 않더라도 최근 프로그램들은 GPU 가속을 지원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어 그래픽 카드를 무시할 수 없는데, 인텔 CPU의 통합 GPU 성능도 상당히 발전했지만 아직 외장 그래픽 카드를 따돌리기에는 갈길이 멀다.
따라서 전문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게임도 적당히 즐기겠다면 최신 게임들의 권장 사양인 지포스 GTX 970급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단지, 게임을 친구들과의 친목 도모 정도로만 즐긴다면 그보다 성능은 낮아도 비용 부담이 덜한 지포스 GTX 960이나 라데온 R9 380X 급의 그래픽 카드를 선택하고, 게임의 그래픽 품질을 적당히 조절하는 방식으로 타협 보는 것도 고려해보자.
참고로,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GTX 960은 20만원 초반, R9 380X는 30만원 초반, GTX 970은 30만원 후반대부터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한편, 메모리는 최신 게임들은 물론 전공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에서도 권장 사양으로 8GB를 요구하고 있지만, PC의 오래된 격언 중 하나가 바로 '메모리와 HDD는 많을수록 좋다.' 인 만큼 가급적 대용량 구성을 고려해야 한다.
메모리가 부족하면 운영체제에서 그보다 한참 느린 하드디스크 또는 SSD를 가상 메모리로 이용하기 때문에 전체 성능도 낮아지고, 최악의 경우 프로그램이 실행 도중 팅기거나 열심히 작업해 놓은 결과물을 저장하지도 못하고 날려 버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참고로, 인텔 스카이레이크 시스템은 DDR3L과 DDR4 메모리 최대 64GB 메모리를 지원하나 데스크탑용 DDR3L 메모리는 판매중인 제품 자체가 없으므로 DDR4 메모리 중에서 고르자. 현재 판매중인 단일 16GB/ 8GB 메모리 가격은 단일 4GB 메모리 4개/ 2개의 가격과 큰 차이가 없으므로 여유가 된다면 16GB 네 개로 총 64GB를 맞추고, 여유가 안된다면 지금 당장은 최소 8GB를 맞춘 다음 여유가 있을 때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 메인보드는 B150 이상, 스토리지는 SSD 256GB, PSU는 600W |
앞서 산뜻한 PC를 만들기 위한 CPU로 스카이레이크를 선택한 만큼 메인보드는 100 시리즈 칩셋 제품으로 제한되지만, 메인보드에 따른 성능 차이는 없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므로 필요한 기능과 예산 내에서 적당한 제품을 선택하면 되는데, 예산이 빡빡하지 않다면 H100 칩셋 메인보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앞서 언급한 스카이레이크 플랫폼의 최대 64GB 메모리 구성을 위해서는 아직 단일 32GB 용량의 DDR4 메모리가 없으므로 16GB 메모리 4개가 필요한데, H110 칩셋은 태생적으로 2개의 메모리 슬롯만을 지원하니 최대 시스템 메모리 용량이 32GB로 제한된다. 물론, 메모리 슬롯 2개로 꾸민 32GB 메모리도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충분하니 굳이 H110 칩셋 메인보드를 피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H110 칩셋 메인보드의 대부분은 가격을 중시한 제품이라 디자인이 좋다고 말하기 어렵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처럼, 예산이 심하게 쪼들리지 않는다면 최소한 4개의 메모리 슬롯을 갖추고 디자인도 어느정도 봐줄 만한 B150 칩셋 메인보드를 알아볼 것을 권한다.
이때, 앞서 DDR4 메모리를 골랐으므로 메인보드도 DDR4 메모리 지원 모델 중에서 골라야하는 점을 잊지말자.
운영체제와 각종 프로그램 설치를 위한 스토리지 선택.
빠릿 빠릿한 스마트폰에 익숙하다면 더 이상 HDD는 네x버! 산뜻한 PC라면 SSD는 필수다. 말이 필요없다. 일단 위 동영상을 보고 이야기하자.
최신 SSD의 경우 거의 모두 SATA 6Gbps의 대역폭을 한계에 가까운 성능을 구현하고 있으므로 특별히 성능을 따져볼 필요는 없지만, 프로그램 설치를 위한 공간은 넉넉할수록 좋으므로 최소 256GB급 용량의 SSD 중에서 알아보자.
현재 256GB급 SSD의 가격은 기자가 사던 약 3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인 10만원 초반으로 떨어졌고, 512GB모델도 20만원 초반의 가격 제품이 나오고 있어, 주 용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SSD 하나로 충분한 저장 공간과 성능을 꾸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블록버스터급 게임의 설치 용량인 수십 GB는 기본이므로 SSD로만 PC를 꾸미는데 비용과 용량 문제가 있다면, 256GB급 SSD를 기본으로 HDD 성능이 큰 영향없는 프로그램 설치나 자료저장용으로 1TB나 2TB급의 HDD를 더하는 것도 또다른 방법이 된다.
한편, 이들 PC를 살아 움직이게 만들어줄 파워서플라이는 최소 정격 600W 출력의 제품이라면 출력 부족 문제는 없을 것이다. 현세대 제품 중 게이머용 최고성능 그래픽 카드로 평가받는 라데온 R9 퓨리 X와 지포스 GTX TITAN X의 권장 파워서플라이가 모두 600W로 동일하며, 이는 그래픽 카드뿐 아니라 시스템 전체를 고려했을 때도 부족하지 않은 출력이다.
단지, 파워서플라이는 PC 전체의 안정성에 중요한 부품이므로(뻥궁을 기억하라!) 미디어와 커뮤니티의 정보를 취합해 적절한 제품을 고르자. 이런 정보 탐험이 어렵다면, 믿을수 있다고 평가받는 브랜드의 80Plus 인증 제품 중에서 골라보자.
■ 케이스, 키보드, 마우스등 주변 기기는 취향과 예산에 맞춰 |
CPU와 메모리, 그래픽 카드, 메인보드, SSD, PSU등은 대부분 선택의 기준이 되는 핵심 규격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비교적 구매 기준을 정하기 쉽다. 하지만 케이스와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 등의 주변 기기는 제조사와 디자인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모든 PC 사용자를 위한 공통된 기준을 제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조금이나마 조언을 한다면 케이스는 내부 부품의 발열을 낮출 수 있도록 통풍이 고려되었는지, 조립 편의성과 다른 부품간의 호환성도 따져보아야겠으며, 키보드와 마우스는 PC 사용중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데다 건강과도 직결되는 제품이므로 인체공학 디자인이 적용되었는지 고려할 필요가있다.
단지, 키보드와 마우스는 이미지로 보는 것과 실제 사용할 때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주변 PC 매장이나 제조/ 유통사의 판매 - 체험 매장등을 이용해 직접 체험해보고, 여의치 않다면 역시 관련 커뮤니티를 이용해 실제 사용자들의 경험담을 참고해보자. 이는 스피커나 헤드셋도 마찬가지다.
■ 새로운 시작을 함께할 조립 PC, 산뜻함이 오래가게 꼼꼼히 따져 만들자 |
'학생'이라는 신분과 주민등록증으로 상징되는 '성인'의 이중성이 함께하는 대학생.
고등학생일 때와는 새로운 단계를 넘어 '등용문'에 들어서 자주적인 판단과 책임에 익숙해지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할 시기를 함께할 PC 선택.
집에서 통학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정들었던 집을 떠나 기숙사나 자취, 하숙 등의 타지 생활하는 대학생들이라면 PC는 단순한 도구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과 함께 또 다른 세상으로의 소통로와 외로움을 달래줄 동반자가 된다.
대학 입학과 함께 새로 장만하는 PC는 그만큼 중요한 시기를 함께할 특별한 만큼, 단순히 브랜드나 가격만 보지 말고 보다 꼼꼼하게 따져가며 신중하게 자신만의 PC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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