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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생들은 방학 때 뭘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초등학생일 땐 방학식 때 한 권의 책을 받았다. 바로 ‘탐구생활’. 얄팍한 한 권의 책 안에는 방학 동안 탐구해야 할 것들이 가득했다. 특히 과학 파트가 흥미로웠다. 탐구생활은 놀기도 바쁜 초등학생들한테 자꾸 뭘 만들어오라고 했다.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양초 만들기’다. 크레파스를 녹여서 양초를 만드는 것이다. 나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크레파스를 아껴썼는데, 양초로 만들어야 하는 숙제 때문에 강제로 크레파스를 빼앗겨서 몹시 슬펐다.

 

 

▲ 네가 발 담근 물을 마실 수 있을까?

 

기억에 남는 다른 숙제가 하나 더 있다. ‘정수기 만들기’였다. 빼액! 초등학생에게 정수기를 만들어 오라고 시키다니! 심지어 더러운 흙탕물을 깨끗한 물로 만들어야 하는 연금술 미션이었다. 정수기의 원리를 알려주기 위한 숙제였을 것이다. 어린 나는 어려운 숙제에 잔뜩 겁먹었지만, 정수기 만들기는 생각보다 쉬웠다. 플라스틱 페트병을 반 정도 잘라낸 후에, 그 위에 자갈과 모래, 숯가루, 더 고운 모래를 차례로 층층이 넣어주는 것만으로도 정수기가 완성됐다.

 

 ▲ 숯은 고기굽는데나 쓰는 줄 알았다

 

흙탕물을 페트병 정수기에 부으면 여러 층을 통과하며 점점 깨끗하게 걸러진다. 특히 숯 층을 통과하며 미세 오염 물질도 정화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지하수가 자연적으로 정화되는 원리를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정수기들의 원리는 조금 다르다. 대부분 화학적으로 물질을 분리하는 전기 장치와 필터를 장착하고 있다. 

 

좀 더 자연에 가까운 방식으로 물을 정화할 순 없을까? 그런 뜻에서 오늘은 요즘 뜨고 있는 ‘자연여과 정수기’를 알아보자. 어린 시절 내가 만든 페트병 정수기보다는 훨씬 믿을 만한 제품들이 안심하시길!

 

 

왜 자연여과를 하라는 거죠?

 

자연여과 정수기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정수기의 원리부터 마스터해보자. 시중에 있는 대부분의 정수기는 ‘역삼투압식’이다. 역삼투 정수기는 물에 압력을 가해 반투막을 통과하게 하며 불순물을 거른다. 반투막은 머리카락 100만 분의 1 크기의 구멍을 가지고 있어서 중금속이나 박테리아, 세균 등을 깨끗하게 걸러준다.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지만, 전기를 사용해야 하며 물을 정화하는 과정에서 버리는 물이 생긴다.

 


▲ 물 마시기 넘나 쉽다!!

 

요즘은 마시는 물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대두되고 있다. 수돗물도 아무렇게나 마시던 시대를 지나, 물도 돈 주고 사 먹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물이 가진 천연물질이 몸에서 얼마나 좋은 작용을 하는지도 주목받고 있다.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체크해주는 스마트폰 앱이 있을 정도니 말 다했지. 그런데 일반 정수기는 정수 과정에서 미네랄까지 걸러낸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그래서 대체품으로 떠오른 것이 자연여과 정수기다.

 

자연여과 정수기는 자연의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물 전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물이 없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료 걱정도 없다. 게다가 번거롭게 정수기를 설치해야 하는 과정도 없어서, 공간 활용도 용이하다. 물통형 정수기가 대부분이라 아무 장소에나 가지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특히 캠핑 같은 아웃도어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 부피가 크고 무거운 생수를 따로 챙기지 않고, 자연여과 정수기 통만 들고가면 되니 말이다.

 

가장 큰 장점은 직수형 정수기에 비해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저렴하다는 사실이다. 이제 바로 대표적인 제품을 찾아보자.

 

 

자연여과 정수기 추천 리스트

 

 

자연여과 정수기 브랜드는 유럽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브리타가 대표적이다. 브리타는 세계 정수기 시장 점유율 85%를 자랑할 만큼 유명한 브랜드다. 자연여과 방식으로 정수효과가 뛰어나며, 브리타 정수기로 정화한 물은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제품 라인업도 다양한데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용도에 맞게 몇 가지 제품을 추천한다.

 

 

알루나메모는 심플한 디자인의 물통형 정수기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 알맞은 가족형 모델이다. 브리타 제품 중 가장 보편화된 기본형 모델에 속한다고 보면 되겠다. 얼핏 봐서는 평범한 물통과 무엇이 다른지 알기 어렵다. 겉은 그냥 물통형이지만 필터를 내장하고 있어 수돗물을 걸러 바로 마실 수 있다. 물을 따라서 바로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이 간편하고, 물맛이 좋다. 수동식 인디케이터가 뚜껑에 부착된 형태다. 용량은 1.9리터.

 

 

이번엔 좀 더 스마트한 버전을 살펴보자. 국내에서 인기가 좋은 마렐라 쿨이다. 약 100리터까지 정수할 수 있는 맥스트라 필터를 내장했는데, 이 필터를 거치면 수돗물에 섞인 중금속을 제거하고 석회와 염소를 줄여 물맛을 살려준다. 마렐라 쿨의 경우엔 제품 사이즈도 콤팩트하기 때문에 캠핑 때 가져가도 알맞겠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뚜껑에 스마트 인디케이터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수동식 필터는 사용자가 직접 필터 교체 시기를 챙겨야 하지만, 이 제품은 필터교체 시기를 표시해주기 때문에 훨씬 편리하다. 용량은 2.4리터.

 

 

작은 물통 하나론 감질난다고? 요리할 때도 쓰고, 온 가족이 편안하게 마실 만큼 큰 용량을 원한다면 물통형 제품보다 탱크형 제품이 더 알맞겠다. 브리타 옵티맥스 메모는 5.5리터의 대용량으로 풍족한 물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디지털 인디케이터가 있어서 편리할 뿐만 아니라, 하단에 수도꼭지가 있어 물을 따르기도 편하다. 앞서 소개한 제품처럼 주전자처럼 쓰는 용도가 아니라 한 군데에 거치해놓고 쓰는 제품이다. 식탁이나 싱크대에 놔도 좋고, 여름엔 냉장고에 넣어놓고 사용해도 무방하다. 대가족이나 업소용으로 이상적인 자연여과식 정수기.

 

이번엔 브리타 말고 제로워터를 살펴보자. 제로워터 역시 다양한 용량의 정수기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국립위생협회(NSF)가 정한 물처리 시스템에 대한 산업 표준에서 필터의 효력과 식수의 안전성을 인정받은 제품이라고 한다. 환경유해물질과 잔류물까지 99.9% 걸러내는 5단계 여과 필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제로워터 ZW-10C는 앞서 소개한 브리타 알루나메모와 비슷한 물통형 정수기다. 손잡이 구조라 어디든 가지고 다니며 가볍게 사용할 수 있다. 손잡이에 미끄럼 방지 고무처리를 해서 그립감이 훌륭하며, 손잡이로 물통을 들어 올리지 않아도 식탁 위에 거치해놓고 물을 따를 수 있도록 하단에 정수 버튼을 마련했다. 사용자가 쉽게 쓸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용량은 2.0리터.

 

 

평소에 물통을 들고 다니면서 자주 물을 마시는 타입이라면, 휴대형 정수기인 제로워터 ZW-TR을 추천한다. 말 그대로 작은 물통형이다. 가방에 넣고 다녀도 부담이 없을 만큼 작고 가볍다. 이 제품을 챙겨다닌다면 목이 마를 때마다 편의점에 가서 돈 주고 물을 사는 일은 없겠다. 크기는 작지만, 기능은 앞서 소개한 제품과 똑같다. 내장된 필터로 수돗물을 걸러내 먹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준다. 용량은 0.8리터.

 

 

제로워터에도 4.6리터의 가족형 모델이 있다. 이 제품 역시 수도꼭지로 물을 받을 수 있으며, 용량이 충분하니 한 군데 거치해놓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 아웃도어 마니아라면 익히 들어봤을 카타딘

(이미지 출처 : https://www.katadyn.com/ )

 

마지막으로 카타딘의 제품을 소개하고 싶다. 스위스 기업인 카타딘은 휴대용 정수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트래킹이나 각종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을 정도다. 특히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휴대용 제품이 잘 만들어져 있다.

 

 

 

휴대용 정수기인 카타딘 베이스캠프 프로는 진정한 의미의 아웃도어 정수기다. 방수 처리된 패브릭 물통 안에 필터가 있어서 물을 채워서 어딘가에 걸어놓으면 바로 정수해서 식수로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물을 모두 빼고 나면 부피가 현저하게 줄어서 다니기 쉽다. 제품 용량은 10리터지만 1시간에 120리터까지 정화할 수 있는 스펙이다.

 

 

 

오늘 소개하는 제품 중 가장 작은 사이즈의 카타딘 포켓이다. 이름처럼 잘 노력하면 주머니에 쑤셔 넣을 수 있는 작은 크기다. 이 제품은 별도의 물통과 결합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요령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먼저 아웃풋 호스를 출수구에 연결한 뒤, 물통 입구에 장착할 어댑터를 호스에 끼워야 한다. 그다음에 빈 물통에 어댑터를 장착한 호스를 넣으면 된다. 카타딘 포켓 상단에 달란 펌프 핸들을 펌프질하면 정화된 물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등산이나 여행용으로 딱 좋은 크기다. 용량은 1리터.

 

 

▲ 중요한건 정수기에 대한 믿음 아닐까? 표정관리도...

 

기사를 다 쓰고 나니 너무나 목이 마르다. 암만 봐도 자연여과 정수기의 가장 큰 장점은 간편하다는 것이다. 가격도, 사용방법도 휴대성도 모두 간편하다. 집에 이미 정수기가 있더라도 번외로 두고 사용하기 좋은 제품이니 물 먹는 습관을 위해 하나 장만하는 게 어떨까. 특히 휴대용 제품은 히트다 히트.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doil@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하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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